원격 계산원, 틱톡 및 라인 지분 매각 오늘날에는 러다이트들을 기술에 무지한 바보라고 업신여기기 일쑤지만, 증거로 보건데 이들이 불만을 터뜨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사실, 20세기가 낳은 가장 과감한 발명이라 할 복지 국가의 탄생 원인이 바로 이 기술 변화가 불러일으킨 격변과 고통이었다.
대니얼 서스킨드 (김정아 역),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와이즈베리,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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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윤리 뉴스 브리프
2024년 4월 다섯째 주
by 🧙♂️텍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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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원격 계산원과 키오스크
- 탈세계화 시대의 플랫폼 1: 틱톡(Tik Tok) 금지 법안 통과
- 탈세계화 시대의 플랫폼 2: 일본 라인(Line) 지분 매각 권고
👉 모두 읽는 데 6분 41초!
🦜AI 윤리 레터가 그동안 다뤄 온 이슈들 모아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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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격 계산원과 키오스크
- 글로벌 아웃소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 정보기술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형태로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원격 계산원을 도입하여 오프라인에서 아웃소싱한 뉴욕 레스토랑의 사례를 다루었습니다. 그동안 🦜AI 윤리 레터에서 다루었던 온라인 아웃소싱에서 한 발 더 나간 모습이네요. 가게 소재지인 뉴욕 퀸스의 롱아일랜드 시티 최저임금은 시간당 $15인 반면, 필리핀에 거주 중인 원격 계산원은 $3의 임금을 받습니다. 최저 임금 관련 법률이 주에 물리적으로 위치한 사람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가능한 임금 차별이죠.
- 리처드 볼드윈의 저서 Globotics Upheaval (2019)에서는 세계화와 로보틱스의 결합을 globotics (globalization + robotics)로 정의하고 세계화가 단순히 재화와 상품의 교환에서 벗어나서 원격이주(telemigration)의 형태로 확장되어 간다는 예측을 하기도 했습니다. 원격 계산원의 사례도 위와 같은 원격이주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을 듯하네요.
- 원격 계산원은 줌의 가상 접객원(virtual receptionist) 플랫폼 기반으로 구현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CNBC의 2021년 기사에 따르면, 줌은 코로나-19 이후 줌을 통한 화상회의 수요가 줄어들 것을 대비하면서 가상 접객원 기능을 이미 준비해 두었다고 하네요. 가상 접객원 시스템의 특성상 목적에 부합하는 데이터 취득이 용이하기 때문에 미래에는 가상 아바타와 거대언어모델을 조합한 알고리즘으로 아웃소싱 업무 자체도 완전히 대체되지 않을까 조심히 예측해 봅니다.
- 반면, 한국의 경우는 언어 때문인지 제3국으로의 아웃소싱보다는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노동 대체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종업원 고용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 및 로봇에 크게 투자가 몰리고 있는 사실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테이블 오더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티오더는 최근 300억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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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Zoom)의 가상 키오스크 및 접객원 (Virtual Kiost/Receptionist) 사용 예시 출처: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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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탈세계화 시대의 플랫폼 1: 틱톡(Tik Tok) 금지 법안 통과
- 최근 미국 의회 하원(4월 21일)과 상원(4월 23일)은 조건부 틱톡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지분을 1년 내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한다는 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의 경제적 지원을 위한 법안과 함께 통과하였습니다.
- 틱톡은 이에 즉각 반발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틱톡은 위헌적 금지(unconstitutional ban)라면서 미국에 미국 내 데이터의 안전과 외부로부터의 악의적인 영향 및 조작을 막기 위해서 데이터 거버넌스에 많은 투자를 진행해 왔다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양당 대다수 의원의 동의 입장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틱톡 금지가 메타에게 큰 이득을 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네요.
- 논쟁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20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시 트럼프 정부는 중국 정부가 틱톡의 데이터를 훔쳐볼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미국계가 50% 이상의 지분을 갖는 틱톡글로벌을 세우는 골자로 대략적인 합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11월 미국 대선이 끝나면서 관련 이슈는 마무리되지 못한 채 바이든 정부의 몫으로 넘어갔습니다.
- 데이터 거버넌스의 해결을 위해 틱톡은 2022년 3월 중국 서버의 데이터를 모두 미국 내 오라클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데이터에 중국 엔지니어가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2022년 6월 보도되면서 논란은 이어졌고, 미국 의회는 2022년 12월 정부 기관의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 틱톡은 지분구조의 변화가 데이터 거버넌스와 안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며, 외부 개입이 없는 데이터 거버넌스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틱톡이 어떤 기술과 방법을 동원하든, 중국 공산당이 틱톡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설득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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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탈세계화 시대의 플랫폼 2: 일본 라인(Line) 지분 매각 권고
- 일본 정부가 라인 메신저를 운영하는 라인야후에 네이버 지분 매각을 권고했습니다. 틱톡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플랫폼 산업’이 실제로는 특정 국가의 통치권을 벗어날 순 없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 라인 메신저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9600만 명에 달하는 일본 내 1위 메신저로, 한국의 카카오톡과 유사한 위상을 점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 간의 메신저를 넘어서 정부에서도 라인을 사용할 정도죠. 일부 집단에서는 일본의 주요 메신저를 한국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 작년 10월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서 일본 라인의 해킹이 있었고, 이로 인해 라인 이용자, 거래처, 네이버 직원 등의 51만 건의 개인 정보 유출이 있었습니다. 일본 총무성은 이에 대한 사고 재발 방지의 일환으로 라인야후에게 두 차례 행정지도를 내렸으며, 여기에는 보안 거버넌스 개선방안을 위한 네이버에 대한 업무 위탁 및 네이버와의 자본관계 재검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라인 메신저 사례는 플랫폼과 국가 안보 문제가 결합했다는 점에서 틱톡의 사례와 결을 같이 합니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표했죠.
- 거대언어모델 개발과 활용을 주도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항하기 위해서, 각 지역의 선도 기업들은 자국에서 소버린 (sovereign) AI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도 소버린 AI를 주창하면서 한국 고유 거대언어모델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죠. 시대의 조류가 탈세계화라면, 네이버에도 국가 내부를 향하는 소버린 AI를 넘는 담론 아이디어가 있어야 라인의 지분을 지키기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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